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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강석경의 경주 산책》

Posted by 김옥엽 문학 : 2007/07/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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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경 글/김호연 그림

 소설가 강 석경은 "내가 경주로 돌아온 것은 근원으로의 회귀이다"라는 말을 책의 서두로 삼고 있습니다. 대학 때도 학교에 소속감을 갖지 못해서 휴학을 했고, 직장 생활을 할 때도 자기 정체성에 갈등하다 사직서를 내곤 하던 필자는 인도와 여러 곳을 돌아보고 뒤늦게 경주에 터를 잡은 것을 '그야말로 뿌리로의 귀환'이라고 말합니다. 경주는 그녀에게 무엇보다도 자연과 하나되어 '순수 자체인 생명들이 우주의 자유를 합창'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혼이 안주할 수 있는 장소인 듯합니다.

능이 있는 고도의 아름다운 풍경에서 작가는 환상과 영감을 얻고, 안압지의 출토품에서 당시 신라인들의 천진한 놀이방식을 엿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경주 고분 중 가장 큰 황남대총을 비롯한 20여기의 고분이 밀집해 있는 대릉원에서 나온 유목민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들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경주에 대한 친화력을 영혼의 DNA의 동일함에서 찾기도 합니다.  
신라 김씨 왕조가 유목민이라는 학설을 접하고 느낀 신비로움이라니. 그것은 나의 정체성에 대한 확인이었다. 자연과 자유를 사랑하는 나의 본성에 유목민의 피가 흐르는 것일까. 그래, 대릉원의 담 밑을 지나갈 때마다 습습한 건초냄새를 맡으며 자기 문명에 소외되지 않았던 유목민인 나의 전생을 상상하곤 했다.

천오백년 전 거대고분의 주인공들인 신라인의 기상, 자유로움과 미에 대한 찬사, 대의를 위해 몸을 던지는 올곧은 충정과 바위마다 부처를 새긴 종교심은 늘 나를 고양시킨다. 내가 경주에 이토록 친화력을 느끼는 것은 내 영혼의 유전인자가 신라혼의 DNA와 같기 때문이고, 내가 경주로 돌아온 것도 자신의 근원으로 회귀인 것만 같다.
이렇듯 자연 속에 고즈넉한 영혼의 자유를 느끼며 거니는 강석경의 발길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 새 분방한 관광단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주'를 함께 하게 됩니다. 능을 따라 역사 속 왕들 뿐만 아니라, 교동법주 인간문화재로 교동  최부잣집 고택을 지키는 배영신 할머니, 신라 건국 신화의 탄생지 나정 부근 식혜골의 중요무형문화재 누비장 김해자와 같이 경주와 하나가 되어 사는 사람들의 향기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 몰두하게 만드는 것은 "경주만큼 내가 사랑한 것이 있었던가"라고 토로하는 작가의 근원적인 경주 사랑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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